최근 10년간 LG, 롯데, 이랜드, 넥센타이어 등 대기업들이 줄을 이어 입주해 ‘제2의 판교’라 불리는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올해 첫 20억대 아파트 거래가 체결됐다. 1만여 가구 대단지 ‘마곡엠밸리’에서도 대장주로 꼽히는 7단지에서 신고가 매매가 이뤄지며 아파트값이 우상향을 그리는 양상이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7단지 전용면적 114㎡는 지난 3월 26일 20억1000만원에 매매계약을 맺어 신고가를 경신했다. 해당 거래는 마곡을 넘어 올해 매매된 강서구 아파트 중 최고가다.
경기광주역 민간임대
마곡엠밸리7단지의 경우 2013년 분양 당시 전용 114㎡ 가격이 5억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분양가 대비 4배가량 상승한 셈이다. 입주 초반인 2014~2015년 5억~6억원대를 기록하던 아파트값은 2017년 7월 10억선을 처음 넘겼고, 2019년 12월엔 15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5년 새 5억원이 더 오르며 20억원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마곡에서 20억 넘는 아파트 매매가 이뤄진 건 이번 마곡엠밸리7단지와 고금리발(發) 부동산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22년 상반기 20억5000만원에 팔린 마곡엠밸리6단지 전용 114㎡가 유일하다.
마곡엠밸리7단지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21억원에 나왔던 매물이 가격이 조정돼 20억1000만원에 팔린 것”이라며 “7단지가 다른 단지들보다 임대주택 비율이 낮고, 교통 측면에서도 입지가 좋은 데다 바로 앞에 코엑스마곡과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다보니 선호도가 가장 높고 문의가 꾸준하다”고 전했다.
7단지는 엠밸리 15개 단지들 중에서도 공항철도와 지하철 9호선이 지나는 마곡나루역과 5호선 마곡역이 모두 도보권에 있는 트리플역세권 입지를 갖추고 있고, 마이스복합단지 부지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마곡 내에서도 시세를 이끄는 대장주로 꼽힌다.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7단지에 대한 외지인들의 갭투자 문의는 계속 오는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1억원 수준이었던 타단지와의 시세 격차가 2억~3억원으로 벌어지며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라며 “전용 84㎡ 기준 7단지는 요즘 17억~17억5000만원대에 거래되는데 6단지는 같은 면적이 14억 중반대~15억원에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래가 많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마곡엠밸리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한 마곡지구 주거단지로 1~15단지, 1만1821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현재 608가구 규모인 마곡엠밸리 16단지도 개발 중이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15개 단지가 각각 입주를 마쳤는데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엠밸리는 마곡지구 내에서도 중심에 위치한 7단지를 제외하곤 모두 미분양이 났었다.
경기광주 임대아파트 한때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렸지만 각종 교통·개발 호재가 잇따르며 상황은 반전됐다.
2018 LG그룹이 국내 최대 규모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설립했고, 롯데, 코오롱, 이랜드, 넥센타이어, 광동제약, 에쓰오일(S-OIL) 등 대기업들이 산업단지에 입주했다. 아울러 DL이앤씨가 지난해 말 마곡으로 사옥을 이전하기로 결정하는 등 서울 내 주요 업무지구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초대형 업무·상업 복합시설을 개발하는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개발 사업도 진행되고 있고, LG아트센터, 서울식물원 등이 조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