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아파트가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경매시장에서 낙찰받은 물건은 토지거래허가 예외로 간주하는 만큼 실거주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20%를 웃도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강남권에서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려는 수요가 틈새시장으로 경매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송파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110.3%를 기록했다. 서울 평균(97.2%)보다 13.1%포인트 높은 수치다. 서초구도 100.8%로,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강남구(96.4%)만 다소 낮았다.
강남 3구 아파트는 지난 3월 24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경매시장에서 높은 입찰 경쟁률을 이어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실거주 2년 의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에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낼 필요도 없다. ‘틈새 투자’가 가능하다 보니 낙찰가율 100%를 넘어서 120%를 웃도는 사례가 나올 정도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8일 감정가(16억1900만원)보다 27% 높은 20억5600여만원에 팔렸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물건으로, 경매시장에 나오자마자 1차 매각일에 응찰자 29명이 몰렸다.
경기광주역 민간임대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도 첫 매각일에 감정가(23억9000만원)보다 24% 높은 29억7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22명이 이 물건 입찰에 참여했다.
강남구 청담동 건영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2일 감정가(30억3000만원)보다 8억원가량 높은 38억1000여만원에 매각됐다. 낙찰가율이 125.7%에 이른다. 응찰자 17명이 몰리면서 매각가를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도 갈수록 치솟고 있다.
경기광주 임대아파트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 낙찰률은 71.4%였다. 송파구는 64.3%, 서초구는 57.1%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률은 44.3%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경매시장에서 강남권 아파트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중심으로 경매시장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온도 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